타인을 유혹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묘히 조종하는 성향, 단순히 정치뿐만 아니라 사적인 교우관계, 애정관계까지도 응용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내용을 읽으면서 고개를 정말 많이 끄덕일 수 밖에 없었고 현대 사회의 단면을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인정과 능력과 이력의 제단에 감정적 파괴의 형태로 얼마나 많은 현대판 '인간 제물'을 바치고 있는지. 강요된 완벽주의, 겉치레에 불과한 신체적 완벽성, 사치스런 생활 습관은 새로운 황금송아지가 되어 사람들이 지칠 때까지 주변을 맴돌며 춤을 춘다라는 내용은 정말 순간 소름이 돋았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가능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 더 훌룡해지는 일에 중점을 두는 나르시시즘적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제서야 제대로 인식하게 된 것 같다. 본질은 흐려지고 외형의 상호모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시점의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왜 타인을 몰아부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모르는지, 올바르지 않은 근거로 올바르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의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물론 나르시시즘은 다른 면에서는 자아상을 보호하고, 자아존중감을 강화하는 유용한 방어수단이지만, 이를 잘못 오남용했을때 벌어지는 일들은 생각보다 더 끔찍했다. 나르시시스트적 리더들은 선봉에 서서 지지자들을 대신해줄 것처럼 나르시시즘적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허나 우리가 절대 잊지말아야한 것은 그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일 뿐이다. 자신이 여유롭고 자신이 잘 나가기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구화시키고, 삶을 움직일지 가늠할 수 없다.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투깝스」에서 악역의 아래에서 끊임없이 살인을 저지른 한 인물이 떠올랐다. 자신을 높이기위해서 끊임없이 살인 기계로 사람을 몰아간 그. 본인은 죄에서 벗어나기위해서 그저 부탁과 정의라는 이름아래 한 인물의 모든 인생을 망쳐간다. 결국 마지막순간까지도 자신을 그저 '도구'삼는 나르시시스트적 리더를 깨닫고자나자 그 인물은 철저하게 삶이 무너진다. 물질적인 것을 채우며, 그 겉모습이 자신의 모든 것인듯 살아가지만 점점 공허해지는 내면을 지닌 현대인의 자화상을 다룬다. 그렇기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부분도 분명하게 말해준다. '행복과 만족감은 내면에 존재한다'라는 점이다. 세상을 자신이 상상하는데 맞게 빚어내는 사람들은 사실관계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것은 물론 개인적 필요에 따라 타인들이 그런 일을 하도록 종용하는 나르시시즘적 리더들. 상대를 유혹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확인 받는다니.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어떤 면에서는 나르시시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그런 리더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눈먼 지지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르시시즘을 견제하려면 내가 나를 마주하고 피드백하며 고찰하는 수 밖에 없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봐야함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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