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담당자가 바뀐 첫날, 스스로가 가난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무상급식을 먹던 학생시절을 이야기한다. 돈을 내는 아이들과 돈을 내는 아이들이 공존하는 시점에서 이전 담당자는 잘 구분하여 통과시켜준 반면, 담당자가 바뀌자 돈을 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신이 그것을 낼 돈이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자 상황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 작은 사건하나가 그의 인생을 통째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느 환경도 바뀐 것이 없었는데, 갑자기 자신과 친구들의 차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회계사처럼 부와 가난을 돈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 이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빈부격차를 깨달았을 때 부모님의 소득이 달라진 것도, 매달 쓰는 생활비가 달라진 것도 아니고 세상의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스스로의 변화로 인해서 미래가 변했음을 느끼게 된 것이다. 나 역시 이 글을 읽으면서 더 공감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을 다르게 인식하는 것처럼 마치 '소득'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기억에 남은 부분은 '백인과 흑인'의 소득차이와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였다. 소득차이는 1960년대부터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는데 현재 인종차별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이 정말 달랐다. 흑인도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달라졌으니까 말이다. 불평등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내 위치가 어디인가라는 부분이다. 실질적인 가난뿐만 아니라 빈곤감이, 지위의 사다리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우리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판단하는데 익숙해져 무의식적으로도 하게되는 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책을 읽을수록 상식이라고 느껴졌던 것들이 또다른 고정관념이 되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길 한번더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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