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대한 묘사나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나 역시 내 삶에서 내가 고민하고 힘들고 아파했던 부분들을 그녀가 써내려간 문장안에서 투영하며 보게 된다. 감각적인 사진과 그녀가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던 그 공간에서의 적응하는 적응기, 그녀의 솔직한 마음들이 내 마음에도 마치 테트리스처럼 하나하나 각기 다른 모양으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녀가 누렸던 작지만 확실한 휴식처럼, 이 책의 문장들을 읽는 순간만큼은 나도 작지만 확실한 휴식을 경험하게 했다. 아주 작은 일에서도 자존감을 키워가며 자신의 쓸모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캠프힐에서의 소소하지만 강력한 라이프는 나 역시 삶의 작지만 소중한 일상들을 그간 너무 외면해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고민들과 연결이 되면서 꽤나 마음이 시끌시끌했던 부분들이 왠지 모르게 마음적으로 행복과 안도, 그리고 차분함까지도 전해받을 수 있었다. 조금은 도망치듯 떠난 그곳에서 처음에는 관찰을 이후에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듯한 그녀의 시선이 꽤나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사람에게 '경험'은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한다.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 어떤 것이든 그러한 경험들을 통해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형성해나가고 그 가치관을 실현할 마음과 믿음, 행동을 갖추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기위해서 그 사람과의 추억을 돌아보는 장면이 나왔을 때, 따뜻하면서도 이내 내가 잊고 지낸 감정들이 많이 떠올랐다. 효율적으로 살기위해서 조금은 어지럽고 조금은 복잡했지만 내가 했던 많은 특이한 행동들. 타인이 어떻게 받아들여주든 친분과 상관없이 꽤나 이벤트를 하고 살았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놓치고 있던 순간들을 마주해본다는 것은 어찌보면 소소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인상깊게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도록 만들어진 지금의 일상에서 어찌보면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를 아끼고 나를 생각하고 나를 사랑하면서 - 살아가야 진짜 행복해질 수 있을텐데, 여전히 많은 부분이 타인의 시선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녀는 변했고, 그 변함으로 인해 또 지금을 살고 있다라는 것이다. 매일이 반짝거릴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한걸음더 걸어나가는 것도 우리에게는 필요한 매일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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